지난달 건강보험공단과 수가협상 계약을 타결한 공급자 단체장과 공단 이사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 모두 협상이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소득이 있었다는데 공감했다.
건보공단은 8일 '201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지난달 수가협상을 마친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사협회 등 4개 단체장과 수가협상단장이 참석했다.
부임 후 처음으로 수가협상을 지휘한 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협상 결과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협상 기간 동안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깊은 토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단체가 안타깝게도 협상결렬 됐지만 그 과정에서도 깊은 이해가 있었다. 공급자가 편안하게 급여할 수 있는 뒷받침을 하고자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협 김윤수 회장은 "영상수가 인하 등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간 수가까지 낮게 받으면서 병원들이 힘들게 말없이 운영하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또 "수가 인상으로 질적 발전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대선 후보들이 발표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이 선심성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협상과정에서 나온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부대합의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김윤수 회장은 "선거철을 맞아 인기몰이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정책을 보면 5~6년 뒤에 재정에 문제가 될까 걱정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공의 문제 때문에 (복지부) 장관을 만났을 때 만성질환 예방, 100세까지 건강한 노후 운동으로 의료재정 절감하겠다는 말도 했다. 이 말이 와전돼서 무의미한 연명치료 얘기가 나온 것 같아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건강한 노후를 위한 국민운동이 의료재정 절감에 당장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5~6년 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에 이어 타 단체장들도 수가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부대합의 사항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의협 김정곤 회장은 "올해 협상은 서로가 입장을 잘 이해했던 것 같다. 최근 한의협 내부에서 어려움이 있는데 따지고 보면 경기침체 등 여러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사회 김구 회장도 "수가협상에 들아갈 때 최소한 물가상승률에는 가까이 가야하고,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정책이 공급자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대체조제 부대조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복약지도, 당번약국을 철저하게 지키고 전문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회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한편, 공단과 공급자 단체는 지난달 17일 수가협상을 마무리했고 그 결과 병원 2.2%, 한방 2.7%, 약국 2.9%로 수가가 각각 인상됐다.
대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는 협상이 결렬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넘어갔다. 건정심은 치과는 2.6% 인상을, 의원 수가 결정은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