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 방송에서 사실상 성분명 처방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에서는 쓸데없는 약을 많이 처방하고, 고가약(오리지널)을 고집하는 의사들의 행태까지 지적했다.
의료계는 약사회와 공단이 내년도 수가 협상에서 대체조제를 20배 늘리는 부대조건에 합의한 가운데 '기획기사'로 여론몰이에 들어갔다고 비난하고 있다.
8일 KBS 뉴스는 <단순 감기에도 '약 뭉치'…약값 부담↑>이라는 제목으로 성분명 처방의 정당성을 간접적으로 옹호했다.
방송은 불필요한 의사들의 약 처방 행태를 약값 부담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단순 감기 환자를 하루에 두 군데 병원으로 보냈는데, 한 곳은 한 가지 약만 처방한 데 비해 다른 곳은 다섯 종류에 주사까지 처방했다고 의사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여기에는 증상과는 상관없는 위장약도 있었다며, 약값은 갑절로 뛰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같은 성분 약인데도 의사가 오리지널 고가약만 선호하는 관행도 지적했다. 뒤이어 지난해 처방된 470억 개의 약 중 58%가 동일 성분 중 가장 비싼 약이라는 자료도 선보였다.
그러면서 고가약 일부만 중저가로 대체해도 한해 수백억원의 약값을 절약할 수 있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이에 의료계는 성분명 처방을 유도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라고 비난했다.
한 개원의는 "KBS 뉴스는 약사회와 건보공단이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여론몰이로 기획한 로비 합작품"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의사가 카피약을 쓰면 리베이트 받는다고 하고, 오리지날 쓰면 복제약 써야한다고 한다. 대체 어쩌라는 말이냐"며 비난 강도를 높였다.
방송에 나온 이재호 의사협회 이사도 "불법 대체조제가 횡행하는 현 시점에서는 의약품비 절감보다 오히려 불법행위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