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이달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카바수술에 대한 한시적인 비급여 고시를 폐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한심장학회와 흉부외과학회가 고시 폐지를 반대하고 있어 또 한번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13일 "이달말 건정심에 카바수술에 대한 한시적 비급여 고시를 삭제하는 안을 상정할 예정"이라며 "의결이 된다면 더이상 카바수술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정부가 부여한 3년의 검증기간이 끝났고 더이상 검증할 수 있는 가능성도 미비하다는 점에서 고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심장학회와 흉부외과학회는 반대 의견을 내고 있어 건정심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카바수술에 대해 비판적이던 이들 학회들이 왜 고시 폐지에 반대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한시적 비급여 고시 이후 카바 수술에 대한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이를 명백히 고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 학회의 의견이다.
또한 송명근 교수가 자신의 수술이 대동맥판막성형술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응증이 확정되지 않고서는 고시 폐지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명확하게 적응증을 제한하고 이외 시술을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선행과제라는 것이다.
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이번에 명확한 적응증을 제한하지 않으면 고시가 폐지돼도 송 교수가 대동맥판막성형술로 포장해 카바수술을 강행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우선 순위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혈압과 당뇨 등에 대한 적응증도 만드는 추세를 감안하면 상식에 바탕을 둔 적응증 논의는 필수적이라는 것이 학회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흉부외과학회는 이같은 의견을 담은 의견서를 복지부에 전달한 상태다. 또한 심장학회와 공동으로 복지부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오는 20일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한숨을 쉬고 있다. 고시 폐지를 반겨야할 학회들이 이를 반대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카바수술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더니 갑자기 고시를 없애지 말라니 당황스럽다"며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고시가 폐지되면 카바수술은 불법시술이 되기 때문에 시술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며 "이들 학회들이 왜 이를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과연 20일로 예정된 장관 면담에서 이들 학회들과 복지부가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에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