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 10분경. 누군가 대한의사협회 7층 사석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대정부 투쟁으로 단식 중인 노환규 의협회장이 벌떡 일어나 달려나간다. "쉬시지 왜 여기까지 오셨어요"라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그의 손을 꽉 잡는다.
며칠 전 지주막하출혈로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던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이었다.
임수흠 회장이 단식중인 노환규 의협회장을 방문했다. 그것도 한 시간뿐인 외출 시간을 쪼개서다. 임 회장은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노 회장을 만나자마자 "단식이라는 것이 지금은 괜찮다가도 갑자기 쓰러질 수 있는 거다. 건강 조심하라"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의식이 있어야 대정부 투쟁도 진행하는 거다. (물만 먹고) 순진하게 단식하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단식 3일째인 노 회장은 오히려 임 회장 건강을 걱정했다. 쉬셔야지 왜 오셨냐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날씨도 추운데 이렇게 왔다갔다 하시면 안된다. 얼른 돌아가시라"며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편, 윤현선 인천광역시의사회장도 이날 노 회장을 위로 방문했다.
그리고 내일 있을 지도자 회의에서 회원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노 회장은 이를 일정 부분 동의했다.
윤 회장은 "이번 대정부 투쟁에 지도자들이나 회원이나 시각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회원 50%가 참여하는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당장 이번 투쟁에 동의하겠느냐는 내용이다. 민심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 회장도 일정 부분 동의했다. 내일 지도자 회의서 결정이 나면 빠르면 다음주 수요일에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찬성 입장이 많으면 대정부 투쟁에 한결 힘이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