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전공의 선발권 제한 처분을 받은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전공의들이 지난 11일부터 하고 있는 '부분파업'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부분파업 기간은 일단 내년도 신규 전공의 모집인원이 공고되는 19일까지다.
춘천성심병원 한 전공의는 "전공의 55명이 전체회의를 갖고 3시간여 동안 파업과 앞으로의 대책 등에 대해 토론했다. 공식적으로 정부 공고가 나기까지 일단은 현재의 파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춘천성심병원에는 인턴 8명을 포함해 전공의 75명이 있으며 이 중 20명은 레지던트 4년차로 사실상 수련활동에 적극적인 숫자는 55명이다.
이 중 21명이 근무를 하고 있고, 34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14일 하루동안 복지부에는 춘천성심병원 구제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전에는 이광춘 춘천시장이 복지부를 방문해 전만복 기획조정실장, 고득영 의료자원정책과장과 면담을 하면서 전공의 감축 1년 유예를 요구했다.
같은 시간, 복지부 청사 앞에서는 춘천성심병원 전공의들이 릴레이 1인시위를 하고 있었다.
1인시위 중 임채민 장관과 만난 전공의들은 강원도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징계를 철회해 달라고 주장했지만 장관의 답변은 단호했다.
임 장관은 "지역 주민 건강을 해친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약"이라며 원칙을 강조했다.
오후에는 조용준 춘천성심병원장과 이혜란 한림대 의료원장이 복지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혜란 의료원장은 대한병원협회 병원평가 및 수련위원장직을 맡고 있는데, 산하 병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지난 10월 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도전문의 수 조작 및 허위보고, 의료원장도 몰랐다
지난 9월 복지부와 병협이 현지실사를 한 결과 춘천성심병원은 2006년부터 영상의학과 지도전문의 수를 조작해 전공의를 확보하고 있었다.
춘천성심병원은 영상의학과 지도전문의가 6명이라고 보고해왔지만 실제로 근무하는 지도전문의 수는 3명뿐이었다.
이혜란 의료원장조차도 이번 현지실태조사를 통해 사실을 알게됐을 정도로 춘천성심병원은 내부보고도 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춘천성심병원은 지도전문의 부족으로 이동수련 패널티를 받고도 서류상으로만 전공의가 이동한 것으로 꾸몄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복지부는 2013년도 모든 진료과에 신규 전공의 배정을 불허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수련병원의 지도전문의 수 조작이 발견되면 해당과 전공의 정원을 회수하는 수준에서 결정이 내려졌다"며 "어떠한 상황에서 전공의 정원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등의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는 복지부 장관은 수련병원 지정 기준에 어긋나는 수련병원은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다는 조항만 들어있다.
이 관계자는 "춘천성심병원은 지도전문의 수만 조작한 것이 아니라 이동수련 조치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허위보고 했다. 복지부는 수련병원 지정 취소보다는 약한 수위에서 고민하다가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단호한 복지부, 1년간 전공의 선발 불허 고수
한편,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처음 결론을 내린데로 1년간 전공의 선발 불허 결정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오히려 전공의 파업으로 환자에게 불이익이 생겼을 때는 행정처분까지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이 잘못한 것은 명명백백하다. 시장까지 와서 건의하고, 전공의가 와서 호소할 사안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공의는 병원과 앞으로의 상황을 이야기 해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고 반문했다.
이어 "전공의 부분 파업이 장기화 돼 환자에게 피해가 간다면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