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익 차관이 "직능단체와 대립이 있을 때 자중지란을 일으키라"며 그 예로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를 든 대목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손 차관은 28일 오후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5급 이상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30년 공직생활의 반성과 성찰’을 주제로 열린 직원과의 대화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한의계는 천연물신약이 화두에 오른 2012년 6월 이후 김정곤 협회장의 불신임안을 담은 대의원총회가 2차례 열린 바 있다. 특히 11월 11일 2차 임시 대의원총회에서는 김정곤 협회장은 2/3에 단 두표가 부족하여 유임됐지만 수석부회장을 제외한 모든 임원이 해임되어 사실상 식물협회장으로 전락했다.
이렇게 한의계 내부에서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손 차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한의계는 손 차관의 발언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실제로 현재 천연물신약 문제로 보건복지부 및 식약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의계는 천연물신약 문제가 한참 이슈화되던 지난 10월 말 한조시약사와 한약사가 참여하는 첩약의보문제가 한의계 내부에서 불거져 논란이 되자 복지부와 식약청을 곤혹스럽게 했던 천연물신약 문제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의계는 이러한 모든 과정의 배후에 보건복지부가 있었음을 손건익 차관이 인정했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며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한의사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직능단체와 문제가 있을 때 내부에 자중지란을 일으키라는 손 차관의 말은 보건복지 정책을 책임지는 고위 공무원이 결코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사회의 안정과 화합을 추구해야 할 고위공무원으로서의 자격 미달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한편 비대위는 29일 손 차관의 발언에 대한 사실 확인공문을 보건복지부에 보냈으며 답변 이후 이 부분에 대해 반드시 항의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