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국내에 급여 출시되는 새 항응고제 '프라닥사(다비가트란)'와 '자렐토(리바록사반)'를 두고 임상 교수들의 의견이 미묘하게 나뉘고 있다.
어떤 약이 더 포스트 와파린에 적합한 지를 묻는 질문에서다.
공통된 의견은 이들 약이 그간 50여 년간 표준치료제로 쓰였던 '와파린'보다 혁신 신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급여 출시 일자, 임상 디자인, 복용법 등을 고려하면 처방 선호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먼저 프라닥사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A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프라닥사가 자렐토보다 출시가 빠르다. 굉장한 장점이다. 임상 디자인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먼저 나온 약에서 문제가 없으면 의사들은 계속 쓰기 마련이다. 이들 약은 모두 와파린보다 우수성을 입증한 약"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프라닥사의 처방 경험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2년 가까이 썼는데 큰 문제가 없다. 비아시아인에 비해 출혈 이슈가 민감한 아시아인에서 실제 처방 경험이 있는 것은 큰 차이"라고 밝혔다.
B병원 심장내과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그는 "프라닥사 복용 환자를 자렐토로 바꿨을 때 어떤 부작용 등이 나타날지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먼저 나오는 프라닥사가 유리한 이유다. 두 약 모두 와파린 대비 우수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결국은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반면 C병원 교수는 자렐토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임상 디자인을 높게 평가했다.
이 교수는 "자렐토 임상은 어려운 스터디다. 환자가 고위험군이기 때문이다. 특히 뇌졸중 위험도를 나타내는 차드스코어가 평균 3.5다. 다른 임상은 2점대다. 그리고 더블 블라인드다. 오픈 라벨의 프라닥사보다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렐토는 흡수가 잘 된다. 프라닥사는 흡수가 잘 안돼 위장장애가 많다. 소화장애 때문이다. 또 프라닥사는 콩팥으로 80%가 배출돼 콩팥이 나쁜 사람에게는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처방하기 불편하다"고 단정지었다.
D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보험 기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보험 가이드라인은 채드스코어가 높을수록 인정되는 범위가 많다. 자렐토 임상은 3이 넘는다. 보험 기준하고도 맞는 약는 약으로 본다"고 바라봤다.
이어 "중요한 것은 자렐토는 하루 한 번, 프라닥사는 두 번 먹는다는 것이다. 이 약은 대부분 노인들이 복용하는데 이런 분들은 아침 저녁 먹기가 힘들다. 복용 편의성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두 약제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도 많았다.
E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외국의 한 가족을 예로 들자. 이 가족은 아버지는 자렐토, 어머니는 엘리퀴스, 형은 프라닥사를 복용한다. 작은 가족 구성인데도 말이다. 과거 병력, 고혈압 등 앞으로의 위험인자, 약제별 임상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라닥사나 자렐토나 모두 우수한 약이기에 뭐가 더 좋다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