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대정부 투쟁이 더 많은 수입을 요구하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수가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네티즌은 의사들의 급여가 높아 의료원가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호도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는 메인 화면에 의료수가 관련 글을 게시하고 수가의 적정성을 따지는 논쟁에 불을 붙였다.
먼저 현직 의사라고 밝힌 'drofsoul'은 "이번 대정부 투쟁은 더 많은 수입을 요구하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면서 "의사협회에서 수가를 정상화 해달라는 요구는 수입 늘리기가 아닌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보다 수가가 5배 정도 올려 한 환자당 15분 이상 진료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15분 진료는 의사도 환자도 어색하지만 이는 모두 3분 진료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환기 시켰다.
그는 이어 "환자들은 의사들이 불친절하고, 설명도 잘 안해주고, 얘기도 안들어준다고 불평한다"면서 "하지만 의사들은 3분 진료를 하면서 하루에 9시간씩 70~100명의 환자를 봐야 병원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는 저수가 때문에 3분 진료를 하고 환자들은 불친절하고 성의없는 진료로 인해 의사들과 싸울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수가의 대폭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외국에선 환자를 하루에 30명이나 봤다고 당국이 의사를 불성실진료 혐의로 고발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이처럼 3분 진료를 없애기 위해 15분 이상 진료의무화하고 수가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네티즌들은 건보재정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나치게 높은 의료수가라는 점을 들고 나왔다.
네티즌 '따거'는 "의료수가가 원가 이하?"라는 글에서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고 약을 과잉처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는 단골메뉴가 저수가"라면서 "하지만 건강보험공단 보험수가 통계를 보면 의약분업 이후 의료수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의약분업 이후 중소·지방병원 등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저수가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의료수가 인상으로 개원 열풍이 불어 봉직의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는 "원가를 산출하기 위한 환산지수에는 의사의 업무량과 진료비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문제는 그 원가에 의사들의 급여도 포함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의료비에서 의사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중 가장 높다"면서 "의사들은 자신들의 급여가 많아서 원가가 높은 것인데도 의료수가를 올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 소득 대비 의사 소득이 선진국에 비해 높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우리나라 개원의의 소득은 1인당 국민소득 대비 7.7배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약 2.3배인 미국은 전문의 연봉이 1인당 국민소득 대비 5.7배(2004년)"라면서 "2004년 국내 의사를 타 직종과 비교할 때 362개 직종 가운데 12위에 해당할 만큼 고소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탈루소득이 많고 리베이트와 같은 불법적인 소득도 많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의사들의 실소득은 이보다도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따라서 수가의 인상요인이 보다는 오히려 인하요인이 있다고 해야 맞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