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도전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7월이 그 시작이었다. 당뇨 신약을 개발한다는 소명 아래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약 2년 후 신약 후보 물질을 발견한다.
2005년 11월 전임상을 시작으로 2006년 9월 임상 1상, 2007년 11월 임상 2상, 2009년 9월 임상 3상을 꾸준히 진행했다. 결실은 2012년 7월 비로소 맺어졌다. 식약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을 이겨낸 고된 감초였다.
지난 3일 원개발사 LG생명과학이 출시한 국내 최초, 세계 5번째 DPP-4 억제 당뇨약 '제미글로(제미글립틴)'의 탄생 비화다.
"한국인 임상 등 제미글로 차별화에 역점"
'제미글로'의 라이벌은 같은 계열인 자누비아(시타글립틴), 가브스(빌다글립틴),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트라젠타(리나글립틴) 등 4개 약물이다.
모두 다국적사 제품인데, 바꿔 말하면 최근 가장 성장률이 높은 경구용 당뇨약 시장을 외국계 제약사가 점령하고 있었던 셈이다.
LG생명과학의 외자사 뛰어넘기는 '제미글로'의 한국인 임상이 핵심이다.
예측 가능한 처방을 원하는 의사들의 특성상 한국인 임상은 분명히 구미가 당길만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 '제미글로'는 2006년부터 시작된 임상 1상 및 2상을 통해 한국인에 적합한 임상 용량을 선정했다. 이후 한국 및 인도 약 30개 병원에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 임상을 통해 탄생한 유일한 당뇨약 '제미글로' 출시는 우리나라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타 DPP-4 억제제와의 비교도 서슴지 않았다.
회사측은 '제미글로'가 경쟁품 대비 DPP-4 효소 억제선택성이 우수하고 하루에 한 번 복용하기 적합한 반감기(17~21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뇨배설과 간대사의 균형있는 약물소실기전도 특징이라고 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제2형 당뇨병 치료 1차약제인 메트포민의 매출이 정제 현상을 보이고 있고 타 계열 약제는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글리타존 계열은 안전성 문제가 있다. 반면 DPP-4 억제제는 출시 3년 만에 연평균 62% 가량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제미글로'는 한국인 임상 등 타 약제는 물론 같은 계열 당뇨약이 가지지 못한 차별점이 있다. 시장의 빠른 침투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산 첫 DPP-4 억제 당뇨약 '제미글로'. 회사측의 기대대로 의사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