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의사협회장은 "(쌍벌제 이후) 한미약품이 (불매운동 등으로) 많은 고난을 겪었다. 그 한가운데 제가 주동자로 낙인 찍혔지만 그것은 오해"라고 잘라 말했다.
3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의사회 창립 97주년 기념식 및 한미참의료인 시상식에서다.
노 회장은 "올 초 약가인하라는 큰 폭풍을 이겨내고 이 행사를 후원해 준 한미약품이 다른 업체보다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성장이라는 단어를 택한 이유는 의료계 단합을 통해 한미가 많은 고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 한 가운데 제가 주동자로 낙인이 찍혔지만 그것은 오해였다는 이야기를 이 자리를 빌어 드린다"고 말했다.
여기서 의료계 단합은 한미약 처방 금지를 뜻한다. 당시 한미약품은 쌍벌제를 주도했다고 의료계로부터 낙인 찍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노 회장의 입장 표명을 바라보는 제약계의 시선을 싸늘하다. 때릴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냐는 반응이다.
제약계 한 인사는 "노환규 회장이 전의총 대표를 맡던 시절 '한미 때리기'는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한미 본사 앞에서 1위 시위까지 하지 않았느냐"며 "당시 한미 사장이 깜짝 놀라 달려나온 것은 업계에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라고 꼬집었다.
다른 인사도 "쌍벌제 법안 통과 후 전의총 중심으로 한미약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의사 커뮤니티에는 한미 처방약 목록이 올라와 회원들끼리 공유하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노환규 회장이 있었던 거 아니냐"며 어이없어 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쌍벌제 직후 년도인 2010년 경영 실적에서 창립 37년만에 적자를 낸 바 있다. 특히 그해 하반기 영업손실은 무려 18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 최상위 제약업체에서 영업손실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이 때문인지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2010년 12월 13일 열린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시상식 및 의사협회 송년회'에 참석해 "쌍벌제 도입 과정에서 불거진 오해로 한미약품이 비판 받고 있다. 당황스럽고 곤혹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아끼고 키워주신 의사 선생님들께 제대로 보답하지 못해 송구하고 심려끼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