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시장에서 고전하던 태평양제약이 결국 모 회사인 아모레퍼시픽 그룹에 흡수됐다. 지난 1982년 태평양화학 의약품사업부에서 분리된지 30년 만이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사실상 태평양제약이 의약품 분야 실패를 인정하고 철수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태평양제약의 최근 행보는 부진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매출액만 봐도 그렇다. 1395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16.5% 줄었다.
쌍벌제, 약가인하 등 제약환경이 크게 어려워졌지만 영업이익도 아닌 매출액에서 두 자릿수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은 제약업계에서 이례적이다.
물론 태평약제약의 부진은 한때 매출액의 35% 가량을 차지하던 '케토톱'이 파스류 비급여 조치로 직격탄을 맞는 등 정부 정책과 맞물린 면도 있지만 이는 이미 예고됐던 부분이었다.
비슷한 규모의 안국약품이 전체 매출에서 약 40%를 차지하던 '푸로스판'이 일반약 전환 움직임을 보이자 '푸로스판'에 황련을 더해 만든 '시네츄라'를 출시, 공백을 최소화한 사례는 태평양제약과 상반되는 결과다.
태평양제약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영업조직을 메디컬뷰티와 제약사업부문으로 나눈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의약품 분야 비중을 줄인 것이다. 미래를 봤을 때 의약품 부분 성장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이 기간 큰 폭의 직원 수 감소도 이를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태평양제약의 모 그룹 흡수는 사실상 의약품 분야 포기로 봐도 무방하다. 기존 영업라인만 유지한 채 이것도 안 되면 서서히 환부를 도려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태평양제약 관계자는 "아모레그룹에 흡수되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