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다. 다국적제약사의 잇단 인원감축 움직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에는 GSK와 화이자다. 규모는 100명 안팎이다.
GSK는 올해만 두 번째, 화이자는 사상 첫 희망퇴직 가동이다.
한국 법인 외국제약사의 희망퇴직(ERP)은 최근 빈번했다. 지난 4월 단행된 대규모 약가인하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최근 늘고 있는 국내사와의 공동 판촉과 영업 아웃소싱을 통한 영업인력 수급도 이런 현상에 기름을 부었다.
실제 지난해 말 사노피 아벤티스와 사노피 파스퇴르를 기점으로 시작된 ERP는 올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코리아, 한국애보트, 한국얀센, GSK, 화이자 등으로 옮겨붙었다.
업계는 밝혀지지 않은 회사까지 합치면 올해 희망퇴직을 단행한 곳이 10개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릴레이 희망퇴직'으로 표현될 정도다.
다국적 A사 노조위원장은 "현재 화이자, GSK에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하는 것은 양반이다. 약가인하 후 큰 회사건 작은 회사건 고용 부분에서 안전한 회사는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물론 희망퇴직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이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ERP를 기회 삼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도 있다.
다국적 B사 노조위원장은 "업계가 어려워지자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받고 퇴사하려는 직원도 더러 있다. 누구에게는 위기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강압적인 인원감축은 고용 불안을 야기하기 때문에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