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말. 한독약품은 중대 결심을 한다. 49년 만에 사노피와의 합작지분 구조를 정리하고 홀로서기를 선언한 것. 당시 한독 측은 "미래성장전략에 따라 지분구조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i1#하지만 이로부터 석달도 안돼 한독은 글로벌 복제약 1위 테바사와 손 잡았다. 합작사 '한독테바'를 설립한 것인데 이 계약으로 한독은 테바 복제약을 국내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한독의 이런 행보가 이미 정해진 수순으로 바라본다.
테바와의 물밑접촉이 끝난 후 사노피와의 결별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믿는 구석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두 가지다.
먼저 약가인하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제약환경에서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판단이다.
한 관계자는 "내 코가 석자인데 이 상황에서 누굴 배려하겠느냐"며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살아남는 자가 강자다. 국내사 텃밭인 복제약 시장에 글로벌 제네릭사 제품을 들여와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탓할 수 만은 없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비판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다른 관계자는 "겉으로는 그럴싸한 독자 경영 구호를 외치고 이를 믿는 주주 등을 보며 속으로는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사노피 합작사와는 성격이 다른 별도법인이지만 외자사 약을 갖다 파는 도매상을 자처한 것이나 뭐가 다르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장은 이익이 나겠지만 미래를 보면 국내 제약업계에 악재가 될 것이다. 사노피와의 합작시 국내사냐 다국적사냐 정체성이 불분명했던 한독약품이 또 한번 일을 저질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