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A제약사 전무는 최근 기자와 만나 "올해는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4월 시행된 약가인하로 회사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란다.
#i1#약가인하 여파가 연말 보너스 지급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체별로 사정은 다르겠지만 A사처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인센티브 지급 계획을 포기한 회사가 여럿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A사 전무는 "아무래도 우리 회사 말고도 연말 보너스를 못 받는 곳이 많을 것이다. 국내 B사도 그렇다고 들었다. 약가인하로 이래저래 불이익을 많이 보고 있다. 요 몇 년간 꼬박 나오다가 안나오니 기분이 별로"라고 토로했다.
그는 연말 인사 태풍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특히 임원 자리가 위태롭다고 했다.
이 전무는 "우리 회사는 종무식 도중 문자로 임기 연장 여부를 통보한다. 같은 자리에 있지만 승진한 쪽과 아닌 쪽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약가인하로 고용 불안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다국적 C사 부장은 내년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경영 실적이 안 좋아질 것으로 판단한 회사가 비지니스 미팅마저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약가인하로 힘들다고 하지만 마케팅 회의 등을 위한 비지니스 미팅도 하지 말라고 방침을 내렸다. 연마다 한 번씩 가던 해외 애뉴얼 미팅도 내년부터는 없다고 한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사람보다는 무조건적 실적을 쫓는 신임 사장의 스타일에다 약가인하 여파까지 겹치니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