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에서 간호조무사나 물리치료사를 채용할 때 이력서에 기재된 이전 근무 병원에 평판을 물어보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실업급여를 악용해 주기적으로 퇴사를 반복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고연봉을 받기 위해 경력을 속이는 구직자도 있어 오래 일할 사람을 가리기 위해서는 '필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M산부인과 원장은 몇 개월 전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간호조무사 구인 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이 자신을 3년 차 경력으로 소개를 했지만 실상은 학원을 갓 마친 '초짜'였던 것.
그는 "3년 차 경력으로 보기에는 근육주사나 정맥주사가 서툴러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추궁을 해 본 결과 연봉을 높게 받기 위해 경력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부터 경력직 직원을 채용할 때는 실례를 무릅쓰고 이력서에 나온 이전 근무지에 전화를 걸어본다"면서 "구직자의 근무 태도나 평판을 통해 사람 됨됨이를 알아보고 특히 직장 내 불화로 퇴직하지는 않았는지 물어본다"고 밝혔다.
관악구의 K이비인후과 원장도 잦은 직원 퇴직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후부터 채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는 "두명의 직원이 6개월 간격으로 퇴직을 하면서 실업급여를 탈 수 있도록 권고사직으로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면서 "병의원을 그저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거쳐가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씁쓸하다"고 혀를 찼다.
그는 "일부 구직자들이 병의원을 '평생 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퇴사를 반복하는 사람이 꽤 있다"면서 "휴직 기간이 반복되는 구직자는 평판 조회를 거친 후 채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