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지난해 국가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음성판정을 통보받고 안심했던 50대 한 주부는 불과 검진 2개월 뒤 가슴에 멍울이 잡혀 다시 병원을 찾았다가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다.
사례 2 50대 주부 이모 씨는 2차례 병원에서 유방 X-ray 검사를 받았다. 이씨는 검사 결과 모두 정상으로 통보받았지만 약 5개월 뒤 유방에 멍울이 만져져 다시 검사를 받은 결과 유방암이 간과 뼈로 전이됐다는 진단 받았고,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9개월 후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국가가 시행하는 암 검진사업이나 병원에서 진단영상장비를 이용한 유방암 검사의 진단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유방암 발병률은 연평균 11% 증가할 정도로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이로 인한 진료비 또한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심평원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유방암 심사결정 자료 분석결과를 보면, 여성의 경우 유방암 진료인원은 2005년 5만 7620명에서 2009년 8만 7769명으로 4년간 3만 명이 늘어나 연평균 11% 급증했다.
이에 따른 총 진료비 역시 2005년 1137억원에서 2009년 2693억원으로 4년간 1556억원 늘었다.
유방암은 조기에 진단될 경우 생존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문제는 매년 11%씩 환자가 늘어나고, 진료비 또한 급증하고 있는 유방암이 여타 암에 비해 검진비용은 많이 들지만 정작 실제로 유방암을 발견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는 것.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박은철 교수가 국가 암 검진사업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2002~2008년 실시한 암 검진 내용을 분석한 '국가 암 검진사업의 비용과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환자 1인당 유방암 검진비용이 1억 3046만원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1억 3046만원은 추가 검진비용, 교통비, 근로자의 생산성 손실 등 직ㆍ간접비 총액을 환자 수로 나눠 산출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발견율은 1000명 당 0.061%에 불과했다.
이는 위암(검진비용 1934만원ㆍ암 발견율 0.111%)ㆍ자궁경부암(검진비용 598만원ㆍ1.239%)과 비교해 매우 떨어지는 수치.
특히 유방암은 암으로 의심된 뒤 최종 확진 검사에서 암으로 판정되는 비율을 의미하는 '양성예측도'가 0.64%로 간암(5.65%)ㆍ위암(3.28%)ㆍ대장암(1.69%)ㆍ자궁경부암(1.3%)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유방암 양성예측도가 0.64%라는 점은 99.4%의 환자가 정확도가 떨어지는 유방암 진단검사에 비싼 비용을 지불한 것을 의미한다.
고가의 비용 지불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검진 오진율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지부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5년간 국가 유방암 검진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암 확진자는 3200명인데 반해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암 확진자는 6000명이어서 양성보다 음성에서 암환자 수가 2배나 더 많았다.
이처럼 유방암은 여타 암에 비해 더 많은 검진비용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암이 발견되는 검진효과가 매우 떨어진다는 점에서 국가 암 검진사업의 운영체계 개선과 더불어 유방암 조기진단을 위한 정확도 높은 검사방법 시행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