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가 창립 44년 만에 첫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오늘(23일)부터 시작되며, 규모는 80명이다.
22일 기자와 만난 노조 관계자는 "오늘부터 희망퇴직(ERP, Early retirement program)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대상은 전직원이며, 규모는 80명이다. 전체 인원의 10%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보상 수준은 타 회사와 산정하는 방식이 달라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노조와 합의 과정은 거쳤다"고 덧붙였다.
한국화이자의 ERP 프로그램 가동은 약가인하, 비아그라 등 대형 품목의 특허 만료에 따른 후속 조치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한국화이자는 지난해 원외처방액(UBIST 기준)이 3279억원으로 전년(3572억원) 대비 10% 가까이 감소하며 고전했다.
비아그라 역시 복제약에게 자리를 많이 내줬다.
지난해 10월 기준 실데나필 제제(비아그라 성분) 시장점유율이 40%로 급감했는데, 이는 제네릭 출시 전 한달에 10억원을 팔았다면 이제는 4억원을 팔고 있다는 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제약사 한국 지사도 인력 감축에 들어갔다. 본사가 약가인하 등으로 한국 제약업계 환경이 크게 나빠지면서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내가 다국적사 본사 사장이라도 중국 등 잘되는 곳에 더 투자하지 신약 약값도 제대로 안 쳐주는 한국에는 큰 신경을 안 쓸 것 같다. 예측불가능한 정책으로 제약 노동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