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각 대학의 국시 합격률을 하락시키는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국시 재수생들이 올해는 보란 듯이 합격증을 받아들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로 인해 일부 대학에서는 재수생은 모두 합격했지만 재학생이 아깝게 탈락하며 100% 합격률을 놓친 곳도 있어 한숨을 내쉬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전국 의대, 의전원을 대상으로 제77회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재수생을 포함해 지원자 전원이 합격한 대학은 대구가톨릭의대가 유일했다. 특히 대구가톨릭의대는 2년 연속 100% 합격률을 기록해 겹경사를 맞았다.
반면 안타깝게 전원 합격을 놓친 대학도 많았다. 특이한 점은 예년과 달리 재학생들의 성적이 대체로 부진했다는 점이다.
경상의전원은 재수생 전원이 국시에 합격했지만 재학생 1명이 실기시험에서 탈락하면서 안타깝게 전원 합격을 놓쳤다.
제주의대도 마찬가지. 재수생은 전원이 시험에 붙었지만 재학생 1명이 실기시험에 떨어졌다.
안타까운 것은 아주의대도 마찬가지다. 재수생은 모두 합격증을 받았지만 재학생 2명이 실기시험에서 낙방해 93.1%의 합격률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재수생들의 부진으로 합격률이 대폭 낮아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관동의대는 52명의 재학생은 모두 합격했지만 재수생 3명이 필기시험에서 탈락하면서 95%로 합격률이 떨어졌다.
단국의대도 마찬가지. 49명의 재학생은 모두 시험에 붙었지만 재수생 2명이 실기시험에 떨어져 96.2% 합격률에 만족해야 했다.
이밖에도 울산의대, 충북의대, 한양의대 등도 재학생 모두 재학생 모두 합격의 영광을 맛봤지만 재수생들이 실기시험에서 무더기로 탈락해 전체 합격률이 낮아졌다.
그렇다면 재수생들이 국시에 강세를 보인 이유는 뭘까.
의대 관계자들은 우선 필기나 실기 등 한 과목에 집중할 수 있었고 실기시험 등에 경험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A의대 관계자는 "지난해 필기나 실기시험에 합격하고도 나머지 한 과목에서 떨어져 재수를 하게 된 졸업생이 꽤 있다"면서 "1년 동안 하나에만 집중하면 되니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겠냐"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또한 졸업생들은 이미 실기시험을 경험해봤다는 점에서 재학생들보다 편안하게 시험을 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대학들은 수년째 국시에서 고배를 마시는 장수생들 때문에 여전히 걱정이다.
B의대 관계자는 "8년째 시험을 보고 있는 졸업생이 있는데 올해도 필기와 실기시험 모두 떨어졌다"면서 "대체 합격할 의지는 있는지 안타깝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