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단절선언을 한 노환규 의사협회 회장이 제약사 영업사원의 의료기관 출입금지를 독려하고 있지만 개원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처방약 설명이나 결제를 위해 제약사 영업사원을 반드시 만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 '만나지 말라'고 주문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7일 개원가에 확인한 결과 제약사 영업사원의 의료기관 출입을 금지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모 시도의사회 임원은 "의협이 리베이트 단절선언의 일환으로 제약사 영업사원이 의료기관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개원의들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주사약 등 약제에 대해 매달 영업사원을 만나 결제를 해야하고, 신약에 대한 디테일(설명)을 듣기 위해서라도 '공적인 만남'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
그는 "그동안 모든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은 것처럼 의협이 자정선언을 한 것에 사실 불쾌한 심정"이라면서 "리베이트를 받지 않기 때문에 당당히 영업사원을 만나 제품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며칠 전 친척이 '의사들은 리베이트를 의례적으로 받느냐'고 질문해 당황한 적이 있다"면서 "단절선언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비인후과의사회 모 임원도 영업사원 출입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의협이 리베이트 단절선언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긴 했지만 영업사원 출입 제한 조치는 금시초문"이라면서 "주변 회원들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의협에서 제약사 영업사원 출입금지를 의결했다면 이에 대한 공문이나 포스터를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업사원 출입금지를 시행하고 있는 일부 의원에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의사회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영업사원 출입을 금지하라고 지시했지만 약품비 결제나 약 설명을 듣기 위해 어쩔 수없이 만날 수밖에 없어 딜레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