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병의원 출입금지령'을 접한 A제약사 영업사원은 다소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선 곧바로 "아니 우리가 죄인도 아니고…정말 너무 한 거 아니냐"며 어이없어했다.
이내 흥분을 가라앉힌 그는 착찹한 어투로 한 마디했다.
"한 원장님은 결혼식까지 와 주셨다. 씁쓸하다."
#i1#대한의사협회의 '영업사원 병의원 출입금지령'이 내려진 지 일주일 가량이 지났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하나같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선의 관계까지 매도 당하는 현실이 야속하다고까지 표현했다.
A사 영업사원은 "출입금지령 등 최근 제약계에 벌어지는 일련의 현상들을 바라보면 직업에 대한 회의감까지 든다. 모든 의사와 제약인이 '리베이트나 주고 받는 질 나쁜 집단'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서 "물론 지금도 의사-제약사 관계는 '갑을'이 맞다. 하지만 결혼식에 와 주는 원장도 있다. 인간적으로 발전한 사례다. 영업사원 출입금지령으로 이런 좋은 관계도 깨질까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B사 영업사원도 '출입금지령'에 안타까운 심정을 보였다.
그는 "이제는 병의원에 간단한 음료수를 사 가도 원장으로부터 '다음부터는 이러지 말라'는 말이 돌아온다. 변한 것이다. 물론 리베이트 잔재가 남아있지만 쌍벌제 이후 크게 줄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입금지령'은 의사와 제약사 간의 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아쉽다. 의약품 소식 교류 등의 순기능도 막을 수 있다. 1~2년 전 유행했던 사복 입고 병의원 가기 등의 웃지 못한 해프닝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영업사원들은 출입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아직까지 병의원을 방문하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