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400병상 규모의 A중소병원.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출입증을 발급해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환자가 많은 월요일과 토요일은 아예 출입을 제한하고, 그 이외의 평일에도 오후 4시 이후로만 가능하다. 또 출입을 했더라도 미팅 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했다.
최근 의사협회의 리베이트 근절선언으로 제약업계가 잔뜩 움츠린 가운데 중소병원들도 영업사원 출입을 통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중소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중소병원들도 제약사 영업사원의 출입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제약사와의 관계가 싸늘해졌고, 얼마 전 의사협회가 공개적으로 제약사 영업사원의 병의원 출입금지령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A중소병원장은 "처방을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최선"이라면서 "영업사원이 5분 이상 의료진을 만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료시간 중에 영업사원이 방문하면 그만큼 환자 진료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병상 규모의 B중소병원 또한 A중소병원과 마찬가지로 영업사원의 출입시간이나 요일을 통제하고 있다.
B중소병원장은 "최근 들어 영업사원들의 방문이 크게 줄었다. 몇년 전에는 진료과장이 새로 오면 처방 약과 제약사가 크게 바뀌었지만 요즘엔 그렇지 않다"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의료진이 영업사원에게 얻을 정보는 브로셔로 충분하다. 또한 의사들 스스로 영업사원과의 접촉을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중소병원들이 영업사원의 출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뭘까.
일차적으로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으로 의사들에게 처벌이 가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최근 의료계 내부에서 불고있는 자정선언 바람도 한몫하고 있다는 게 중소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B중소병원장은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기 때문에 약값이 비싸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면서 "약가를 리베이트로 접근할 게 아니라 고시가로 전환하는 등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