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몸집 불리기 경쟁을 멈추고 돌아봐야 할 때다."
한 노교수는 대학병원들의 제2, 제3병원 분원설립이 갖고 올 재앙에 대해 경고했다.
이제는 낯설지도 않은 몸집불리기 경쟁이 의료의 질을 높아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를 후퇴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의료발전을 위해서는 1차의료가 살아야 한다. 몸집불리기 경쟁은 결국 동네의원을 죽이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요즘은 제2병원 건립이라고 하면 일단 1000병상은 가뿐하게 넘는다.
국가가 자금을 지원하는 국립대병원들도 암병원, 제2병원 건립으로 병상을 늘리기에 여념없다.
우리나라 유일한 보험자 병원인 일산병원도 '전국화'를 올해 키워드로 내세웠다.
국립대병원은 지역거점, 일산병원은 보험자병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데 '전국화', '제2병원'이 꼭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이유는 뻔하다. '저수가' 때문이다. 상생을 위한 노력보다 내가 먼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일산병원 관계자도 "순수하게 진료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은 70%"라고 토로했다. 나머지 30%는 부대사업을 통한 수익이라고 말했다.
결국 우리나라 수가가 낮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처럼 언제 어디서나 병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한다.
집 밖으로만 나오면 병의원은 널려있지만 조금만 아파도 '큰'병원을 찾는다. 커야지 '좋은병원'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대형병원들의 무분별한 확장은 결국 언제어디서나 병원을 찾을 수 있은 국민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결과를 불러온다.
그 원인을 저수가 탓으로 돌리기 전에 승자독식의 구조를 스스로 만들고 있는 현상황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