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의협의 리베이트 단절선언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영업사원의 병의원 출입자제 권고는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절선언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약품비 결제 등 공적인 업무를 위해 정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제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월 19일부터 28일까지 서울시의사회 산하 구의사회의 정기총회에 참석한 의사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가 리베이트 단절선언에 공감하고 있었다.
의협이 리베이트 단절선언을 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응답자 중 79.1%인 114명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부정적'이라는 의견은 12명(8%)에 불과했고,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2명에 그쳤다.
반면 의협이 회원들에게 요청한 제약사 영업사원의 병의원 출입 자제 권고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출입자제 권고를 지킨다는 응답은 29%(42명)인 반면 안 지킨다는 답변은 이보다 두배 이상 많은 71%(102명)로 조사됐다.
출입자제 권고를 지키지 않는 주요 이유는 대금 결제나 제약사 영업사원과의 개인적 친분 등을 꼽았다.
금천구의사회 관계자는 "영업사원 출입자제를 지키려고 노력은 하지만 대금 결제건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회원들이 의협의 권고 사안을 아직도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베이트 단절선언 이후 의료현장의 변화를 체감하냐는 질문에 대다수는 '큰 변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크게 변했다는 응답이 6%(8명),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이 88%(128명), 전혀 변한 것이 없다는 응답이 6%(8명)이었다.
단절선언 이후 의료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생겼냐는 질문에 의사들은 첫 째로 영업사원의 방문 빈도를 꼽았다.
39%(56명)는 영업사원의 방문 빈도가 줄었다고 대답했고, 29%(42명)는 의사-영업사원의 관계, 21%(30명)는 제품설명회 및 학술집담회 빈도, 8%(12명)는 제약사의 경제적 지원 등에서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약 처방 패턴에서 변화가 있다는 대답은 2명이었다.
한편 리베이트에 연루돼 수사가 진행 중인 제약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호감도가 떨어졌다.
60%(87명)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겼다고 답변했고, 33%(48명)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긍정적 인식이 생겼다는 반응은 4명, 전혀 달라진게 없다는 답변은 4명으로 일부에 그쳤다.
노원구의사회 관계자는 "모 제약사가 강의료 지급을 합법이라고 강조했다가 나중에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를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처럼 말을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의사들 사이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미지가 급락했다"고 밝혔다.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무려 65%(94명)의 의사들이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과한 측면이 있지만 지켜야 한다고 응답한 의사는 36명에 지나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30~50대는 쌍벌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했지만 60대 이상은 이와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