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100병상 이상 병원은 100원 어치를 팔아 단 1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1%에 불과한 것.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정책팀 이윤태 팀장은 진흥원 소식지 3월호를 통해 '의료수요∙공급시장∙정책동향 통합적으로 살필 때'라는 글을 통해 병원 수익을 분석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분석 결과 병원들은 진료이익을 기준으로 2010년에는 100원을 벌면 약 3원 정도 이익을 창출했지만 2009년과 2011년에는 1원에 불과했다.
진료이익은 진료수익에서 진료비를 차감한 값을 말한다.
이윤태 팀장은 "일반적으로 진료이익은 시중은행의 공금리 이상은 창출해야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병원의 현실은 평균 1% 수준으로,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평균 5~6%인 제조업과 평균 3~4%인 다른 서비스산업보다 수익성이 눈에 띠게 낮은 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1년 기준 상급종합병원은 순이익률이 마이너스 0.6%였다.
종합병원을 병상별로 나눠봤을 때 100~199병상 병원은 순이익률이 마이너스 0.2로 가장 낮았고 나머지는 0~1.3%로 그나마 남는 게 있었다.
설립형태로 구분했을 때 국공립병원은 순이익률이 마이너스 5.6%나 됐다. 진료이익은 마이너스 13.1%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쓰는 돈이 많아지면서 손해만 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기관당 자산규모를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은 2009년 1979억원에서 2011년 2186억원으로 207억원을 늘렸지만 순이익률은 마이너스였다.
3년 새 100병상 이상 종합병둰들 자산규모 역시 426억원에서 517억원으로 늘었고, 국공립병원은 891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려 투자했다.
이윤태 팀장은 열악한 병원 수익의 원인을 ▲공급시장 과잉 ▲무제한적 경쟁구도 ▲의료수요 변화 등 세가지를 꼽았다.
그는 "요양기관이 양적으로 많아지면서 국민의 의료접근성은 매우 우수한 상황"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병상수가 많아서 공급시장이 과잉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쟁도 치열해진다는 것.
이 팀장은 "의료시장은 자유 경쟁을 추구하고 있지만 무제한적 경쟁구도로 과잉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경쟁을 위해 형식적 외형설비, 과장광고, 불필요한 투자 등으로 승부하는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즉, 병원당 자산규모는 매년 4% 이상 늘고 있지만 의료수익 증가율보다 의료비 증가율이 높다.
이밖에도 인구고령화에 따라 진료비 수준이 감소하고 있는 의료수요 변화도 주요 이유다.
"의료수요, 공급시장 변화 예측해야"
이 팀장은 앞으로 의료환경에 따른 정부의 주요 정책방향을 고려해 병원의 수익 창출의 방안을 세가지 제시했다.
우선, 앞으로 의료수요는 인구고령화에 따라 노인성 질환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미래 의료수요를 예견하고 수익화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또 공급시장 변화에 대해 비용효과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팀장은 "의료는 치료중심에서 질병의 예방과 지속적 건강관리를 아우르는 포괄적 의료 패러다임을 공급하는 행태로 변화할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세밀한 투자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추진될 정부 정책 상황이 경영수지에 미치는 영향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 팀장은 대표적인 정부 정책으로 ▲불필요한 행위량 억제 ▲비급여의 급여화 ▲의료자원의 지역적 균형 배치 ▲의료기관 종별 기능 정립 등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 정책은 의료수익의 감소와 의료비용의 증대를 수반할 수도 있어 병원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항상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다"면서 "경영수지에 미치는 영향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