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은 지난 2011년 10월경부터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 복제약 '플라비톨'에 대해 임상 4상을 수행 중이다.
'플라빅스'에 반응하지 않는 유전자형(CYP2C19 등) 환자에게 '플라비톨'을 줬을 때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전국 대학병원 32개를 통해 5000례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복제약 임상, 명품 제네릭 위한 차별화 과정"
사실 이같은 복제약 임상은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그 범주를 국내 제약사로 좁힐 경우 제네릭 임상 기업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아제약의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그렇다면 제네릭 임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명품 복제약을 위한 차별화'라는 의견과 '키 닥터 관리를 위한 마케팅 수단일 뿐'이라는 반응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먼저 긍정적인 반응이다.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심장내과 교수는 "제네릭도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처방할 수 있는) 근거가 중요하다. 데이터가 많은 약은 신뢰가 갈 수 밖에 없다. 생동성만 거친 약과 임상까지 한 복제약은 의료진이 받아들이는 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 장양수 심장내과 교수도 "플라비톨 임상에 참여하고 있다. 복제약 임상을 나쁘지 않는 시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제약도 주력 제네릭에 대한 임상은 많이 쓰는 약에 대한 근거를 더하기 위한 하나의 '예의'같은 것이라고 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항상 제네릭 약점으로 지적받던 부족한 근거중심 데이터를 쌓기 위한 과정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던 간에 이런 데이터도 타 복제약과의 차별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키 닥터 관리 위한 하나의 마케팅 수단일 뿐"
반면 부정적인 견해도 상당하다.
이미 오리지널이 수십년에 걸쳐 약효와 부작용 등을 입증했는데 굳이 같은 성분 복제약에 대해 임상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복제약 임상 자체를 키 닥터 관리 수단으로 보고 있다.
한 제약사 마케팅 본부장은 "솔직히 오리지널에서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복제약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식약청 제네릭 허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복제약 임상에 참여한 교수들은 아마도 각 병원의 키 닥터일 것이다. 복제약 임상은 한마디로 이들을 위한 관리 차원이다. 임상 도중 해당 교수들의 처방 패턴도 바뀔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빅5 모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도 복제약 임상이 하나의 영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경쟁사들이 동아제약 복제약 임상에 대해 관심이 많다. 임상을 하면서 교수들과 접촉하면서 유대 관계를 쌓는다면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나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임상 4상은 일반적으로 신약 시판 후 일정기간 동안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다.
임상에서 검증 못했던 부작용 빈도를 알아보는 시판후조사(PMS, Post-marketing surveilance), 특수약리작용 검색연구, 시판 전 임상 1∼3상 시험에서 검토되지 못한 특수환자군 임상, 새 적응증을 위한 연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