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장악한 식약처 때문에 엉터리 천연물신약의 발암 물질 문제가 불거진 것입니다."
축하의 자리가 돼야할 제41대 한의협회장-부회장의 취임식 자리가 정부를 규탄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천연물신약에서 발암물질이 나온 것을 두고 한의협이 식약처를 규탄하면서 미리 준비했던 취임식 행사가 '긴급 기자회견'으로 변한 것.
2일 한의협은 예정된 회장-부회장 취임식 대신 천연물신약과 관련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필건 회장은 "오늘 이 자리는 제41대 한의협 회장의 취임식 자리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어제 천연물신약의 발암 물질 검출 뉴스를 접하고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의사 비대위를 중심으로 그동안 천연물신약 7종이 독성시험과 임상시험 자료가 면제된 엉터리 약이라고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했다"면서 "하지만 식약처는 6개월 동안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연간 800억원 짜리 천연물신약 '스티렌'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자 식약처는 약에서 나온 발암물질이 극미량으로 인체에 무관하다고 서둘러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 회장은 "식약처는 이런 비대위의 문제를 제기해도 천연물신약은 안전한 약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면서 "전 세계서 유래없이 전문약에서 1급 발암 물질이 나온 것이 그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픈 사람이 먹는 위염 치료제 스티렌에서 발암 물질이 나온 것은 유래가 없다"면서 "만일 이런 일이 외국에서 벌어졌으면 관련자는 구속되고 수사가 시작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해 모 회사의 라면에서 3ppm 발암물질 나왔을 때도 전량 제품 수거 등 난리가 났지만 식약처는 오히려 약에서 검출된 17ppm의 발암물질에는 괜찮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는 것.
그는 "비대위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식약처는 천연물신약의 독성검사 등 손쉬운 허가로 엉터리 약을 만들게 했다"면서 "이런 구조적 문제 중에는 특정 직능 출신의 식약처 장악이 한 몫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식약처의 과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 65명 중 30명이 약사 출신"이라면서 "연구직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관리직으로 올라가는 폐해 때문에 약사 직능이 장악하게 됐고 문제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발암물질이 안전하다고 주장한 해당 공무원이나 평생 그 발암 물질을 섭취하라"면서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도록 한의협 차원에서 적극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