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가 천연물신약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 시장 퇴출 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해당 제약사들이 좌불안석이다.
특히 논란이 된 천연물신약 6종 대부분은 각 기업의 리딩 품목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일 기자와 만난 천연물신약 보유 A사 PM은 "솔직히 한의계의 천연물신약 퇴출 조장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그는 "식약처가 천연물신약에서 검출된 발암물질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했지만 한의계는 해당약 퇴출 등을 언급하며 성명까지 냈더라. 여론을 통해 국민 불안 심리를 조장하면 제2의 탈크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한의계는 최근 새 집행부가 들어오면서 의욕도 충만한 상황이다. 이들의 집단행동이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천연물신약을 보유한 B사 관계자도 비슷한 심경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천연물신약은 대부분 그 회사의 리딩 품목이다. 퇴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어떤 곳은 매출의 3분의 1 가량이 날라간다. 우리도 큰 피해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는 한 번 탈크 파동을 겪은 만큼 이번 만큼은 확실히 국민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한의계의 여론 조성에 휘둘려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천연물신약 발암물질 검출된 이후 제약업계와 한의계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천연물신약의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 검출량이 미량이어서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준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한의계는 즉각적인 자진회수 조치를 촉구했다.
한의협은 "식약처는 앞서 벤조피렌 3ppb가 검출된 라면스프는 자진회수 조치했다. 모 천연물신약은 그 5배에 이르는 벤조피렌이 나왔다. 식약처가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