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실행계획을 놓고 의료단체의 시각차가 뚜렷해지고 있어 합의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건보공단에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등 4개 의료단체 보험 임원진과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첫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의학회과 환자단체에 이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릴레이 간담회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날 4대 중증질환 이행의 핵심 단체인 의협은 유승모 보험이사가, 병협은 나춘균 보험위원장이 참석했다.
유승모 이사는 8일 '메디칼타임즈'와 전화통화에서 의료전달체계 재확립을 선결과제로 꼽았다.
유 이사는 "4대 중증질환의 핵심은 3대 비급여 문제가 아니라 의원과 병원급 등 종별 역할의 재정립"이라면서 "대형병원의 환자쏠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비급여 해법으로는 보험 재정 악화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의원급에서 진단과 물리치료로 치료가 가능한 척추환자가 병원급에서 검사와 수술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경증환자를 의원급으로 내려 보내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국민의 비용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는 "현 정부가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공약 이행이라는 질병에 걸린 것 같다"고 전하고 "보여주기식 처방과 진단으로 간다면, 5년 후 건강보험은 바닥 나고 의료시스템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병협은 병원 경영과 직결되는 3대 비급여의 적정수가 보장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나춘균 보험위원장은 "선택진료비와 상급 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를 급여화 한다 해도 적정수가가 동반되지 않으면 병원계의 큰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 위원장은 이어 "올해 하반기 포괄수가제 확대와 초음파 급여화 등 이미 병원들의 곡소리가 시작됐다"고 전망하고 "정부가 의견수렴을 한다 하지만 영상수가 인하와 같이 짜여 진 각본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나춘균 위원장은 "중동 한 국가에서 수 천 억원을 들여 한국에 병원 건립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가 의료계 옥죄기가 아닌 의료산업 글로벌화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의료단체는 의료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지속가능한 보장성 강화의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료단체와의 간담회를 정례화한다는 방침으로 아직 구체적인 실행계획안은 내놓지 않은 상태이다.
한 공무원은 "의료계 관련 간담회에서는 적정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면서 "이번주 관련 학회의 추가적인 의견수렴 등 간담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 국민의 추가 부담 없는 합리적인 3대 비급여 해결책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형병원 쏠림현상과 저수가 등으로 얽혀 있는 불안한 현 의료시스템에서 의료기관과 국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내놓을 지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