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외곽으로 눈을 돌려 승부수를 띄우는 병원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계명대 동산병원과 한림대의료원.
이 두 병원 모두 각각 100년, 40년이 넘는 역사를 뒤로 하고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
우선 동산병원은 대형 대학병원들이 밀집해 있는 핫플레이스에서 벗어나 종합병원 자체가 없는 외곽지역을 공략할 예정이다.
대구 달서구 지역에 2015년 개원을 목표로 1033병상 규모의 새병원을 건립중인 것.
달서구 지역에는 종합병원이 3곳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규모의 큰 병원이 없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동산병원의 계산인 셈이다.
현재 동산병원이 위치한 중구지역을 비롯해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남구지역에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몰려 있다.
경북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대병원이 택시를 타면 15분 내외의 거리에 있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가까운데 밀집해 있어 경북지역까지 커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외곽에서 대구지역민과 함께 경북도민까지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산병원이 외곽 지역에 새병원을 건립하면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산병원은 축소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 922병상 규모에서 급성환자를 중심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대폭 축소된다.
이 관계자는 "병원 근처에 대형 시장도 있고 교통이 혼잡하다 보니 사고도 많이 생겨 응급환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강성심병원, 화상중심병원으로 탈바꿈"
한림대의료원 모체인 한강성심병원도 40여년 역사를 뒤로하고 화상 중심 병원으로 탈바꿈한다.
한강성심병원이 위치한 영등포구와 그 근처에도 여의도성모병원과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 쟁쟁한 대학병원들이 포진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한림대의료원은 500병상 규모의 한강성심병원을 217병상으로 대폭 축소하고, 화상진료를 활성화하기로 과감히 결정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진료과목을 전면 축소해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7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해 화상 중심 병원으로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한림대의료원은 대신 지난해 10월 경기도 동탄신도시에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오픈해 외곽 지역 공략에 나섰다. 한림대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중 성심병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동탄성심병원이 주 공략지역으로 삼는 경기도 오산과 화성시에는 종합병원이 각각 2곳이며 대학병원은 동탄성심병원이 유일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80여년의 역사를 가진 인제의료원의 모태 서울백병원도 외래 및 건강검진 중심으로 재편하고, 수도권 지역에 제2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