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와 함께 치매환자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투입되는 의료비가 심질환이나 암보다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룬드연구소 마이클 허드(Michael D. Hurd) 박사는 치매에 드는 의료비를 조사한 결과 미국인 1명 당 연간 최소한 4만 1,689달러가 든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치매는 의료비가 가장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보고로 새삼 부각됐다. 같은 기간 실시한 다른 조사에 비하면 심질환 및 암과 같거나 그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간병에 따른 의료부담 증가
이번 연구 대상자는 51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된 미국 대규모 장기추적연구 Health and Retirement Study(HRS)에서 선별한 856명.
HRS에서는 치매를 직접 평가하는 조사 항목이 없기 때문에 허드 박사는 노화인구통계기억연구(ADAMS)의 일환으로 856명에 대해 각각 3~4시간 재택조사를 통해 인지기능을 조사했다.
대상자의 의료비 자기부담액 산출은 의료소비 물가지수를 토대로 2010년 당시 미국 달러로 환산했다.
또 이들 의료비에는 간병 비용도 포함돼 있다. 전문 간병사에 의한 유상간병 외에 가족 등에 의한 무상 간병도 인건비로서 의료비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치매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뇌졸중 등 병존질환이 많은 만큼 중회귀모델을 이용해 치매에만 투입되는 의료비를 검토했다.
그 결과, 유색인종, 여성, 독신, 고령, 저학력, 저소득이 치매와 유의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상생활동작(ADL)이나 수단적 ADL(IADL)에 1개 이상 제한이 있거나 뇌졸중, 심질환, 정신질환 기왕력도 치매와 유의하게 관련했다. 한편 암 기왕력의 유무는 치매와 관련이 없었다.
병존질환, 인구통계적 요인으로 조정하자 치매환자 1명 당 의료비는 4만 1,689달러였다. 이 가운데 무상간병의 인건비는 49%로 의료비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30년 후 치매 의료비 2배
허드 박사는 856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인지기능 데이터를 HRS 5회 조사(2000~08년) 가운데 70세 이상 전원에 적용시켰다.
그러자 2010년 미국 7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14.7%가 치매에 걸리고 의료비는 1,090억달러(무상간별 인건비 포함 총액 1,570억~2,15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질환 의료비(2008년 960억 달러, 2010년 1,020억달러) 및 암 의료비(각각 720억달러, 770억달러)와 비교하면 "치매는 간병 필요성이 더 높은데다 무상간병 인건비까지 포함시키면 심질환이나 암 보다 의료비가 높아질 수 있다"고 허드 박사는 말했다.
박사에 따르면 1인 당 의료비가 같은 수준이라면 미국에서는 2040년까지 고령화에 따른 환자 증가로 치매 전체의 의료비가 약 2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