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학 등 학회 지원 강화를 표방하고 출범한 의학학술지원재단이 침몰할 위기에 처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재)한국의학학술지원재단(이사장 김동익, 의학회장 당연직)에 사업 활성화 이행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골자로 한 감사처분을 내렸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월 의학학술지원재단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회계장부 분석 등 사업 활동과 예산내역을 중심으로 정기 감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의학학술지원재단은 대한의학회가 2002년 복지부의 설립인가를 받아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의학학술진흥 기금 조성을 통해 국내 학술단체의 체계적인 발전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재단은 2004년 소아과학회와 피부과학회를 시작으로 2005년 기생충학회, 의사협회 등 8개 단체, 2006년 마취과학회 등 15개 단체 등을 지원하며 의학계의 대표적 지원 단체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준한 제약협회의 공정경쟁규약 강화로 재단을 통한 우회적인 기부금이 사실상 끊긴 상태이다.
또한 재단이 표방한 기초의학 진흥과 의학윤리, 국제학술지 발간, 전공의 윤리교육 표준화 등의 외부 수탁연구도 2008년 이후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재단 간판만 남아 있을 뿐 은행 이자로 명맥만 유지하는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학술사업과 지원을 목적으로 한 재단이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스스로 부처별 연구과제 수주 노력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학학술지원재단 활성화 등 5개항의 감사처분을 통보하고 이행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재단 관계자는 "공정경쟁규약 강화 이후 주요 학회가 법인으로 전환되면서 재단의 역할과 기능이 약해졌다"면서 "이사장을 위시해 임원진에서 재단의 향후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초의학 활성화와 학회 지원을 목적으로 야심차게 출범한 한국의학학술지원재단이 설립 10년 만에 존폐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