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지금 뭐하는 짓거리입니까."
한의협 김필건 회장이 작정하고 의-약사계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의사들의 독립 한의약법안 반대에 이어 한의원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고발전, 한의대 출강 금지 결의까지 의사들의 정치적인 발목 잡기가 정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9일 한의협 김필건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독립 한의약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한편 의사, 한의사들의 정치적 방해 공작을 멈춰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의료인의 존재 이유는 국민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면서 "독립한의약법이 국회에 간 이유는 1945년 우리나라 해방되고 일제 법 제도 그대로 따르며 법과 제도가 한의약의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55년 약사법이 한약에 대한 정의를 한번 내리고는 지금껏 개정 조차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의사들은 아예 파파라치까지 고용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까지 감시하고 있다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
김 회장은 "한의사들은 첩약을 다려서 주는 형태에서 한번도 제약산업에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서 "약사법이 1955년 한약에 대한 정의를 내린 이후 개정하지 않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 등은 한약 제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세계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의약은 100년 전의 진단, 치료 방법으로 프레임에 갇혀 있다"면서 "100년전 한의학과 현대 한의학이 다른데도 과거의 법과 제도로 한의학을 묶으려고 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항변했다.
소변분석기, CT 등 현대 의료기기가 없던 당시 한의학은 감각에 의존해 맥진이나 얼굴 형태·색깔 변화에 따라 병을 진단했을 뿐인데 이를 현대에 와서도 계속 이 수준에서 진단하라고 제한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한의대 출강 금지 결의에 이어 의협이 단국대 죽전캠퍼스에 한방암센터 건립에도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정치적인 발목 잡기'가 도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얼마전 의협 대의원 총회서 한의대 출강을 금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며서 "이 뉴스를 보면서 이건 직역 이기주의의 끝을 보는 행태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의사도 의료인이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의학 지식 공부해야 하는데 이걸 의사들이 무슨 권리로 막냐"면서 "개개인으로 보면 뛰어난 인격체인데 이분들이 모여 하는 행태가 이 정도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약사, 의협 회장에게 독립 한의약법이 통과되면 약업, 의료계가 손해보는게 뭐냐"면서 "독립 한의약법이 통과되면 한의학은 법과 제도 굴레에서 벗어나 순식간에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사나 의사들이 손해볼 게 전혀 없는데도 독립 한의약법을 막고 있는 것은 '밥그릇 싸움'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
김 회장은 "도와주지도 못할 망정 쪽박 깨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지는 못할 망정 지금 뭐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편협하고 잘못된 시각으로 인한 피해는 약업, 의료계에 부메랑이 돼서 돌아갈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그는 "의사들이 고용한 파파라치들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고발하고 보건소는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걸 바로 잡으려면 법 제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도 유권해석으로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데 의협의 눈치를 보는 사이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독립 한의약법의 제정을 위해 모든 역량 동원해서 제정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