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제 위주로 운영하는 개원가에서 예약 펑크나 민원 사례로 골치를 앓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외래 진료뿐 아니라 수술 예약 펑크도 다반사로 일어나는 데다가 예약순으로 진료를 보는 것을 두고 '차별한다'는 식으로 환자들이 민원을 넣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13일 예약제를 위주로 운영하는 비뇨기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개원가에 문의한 결과 예약제 도입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아 제도 폐지를 고려하는 곳이 많았다.
최근 예약제를 폐지한 경기도의 M비뇨기과 원장은 "예약제는 수술이나 외래가 몰릴 때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점도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예약을 해봤자 나타나지 않는 환자들이 5명 중 2명 정도는 된다"면서 "외래야 상관이 없지만 수술까지 펑크 내면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미리 수술 준비를 해두는 데도 시간과 인력이 소요될 뿐 아니라 만일 환자가 나타나지 않아도 30분 정도는 대기 시간으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예약제의 단점이라는 것.
그는 "예약을 펑크낼 거면 미리 연락이라도 줘야하는데 그런 환자는 거의 없다"면서 "예약을 불이행해도 의사들만 피해를 보지 환자들은 전혀 피해를 볼 게 없기 때문에 약속을 쉽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예약제를 오해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민원 사례도 나오고 있다.
부산의 모 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경찰에 조사를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예약된 환자의 수술을 진행하고 있던 도중 다른 환자가 나타나 '왜 나를 먼저 치료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생떼를 부린 것.
그는 "예약된 수술이 한 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위급하면 다른 큰 병원에 가보는 게 낫다고 말했지만 환자는 막무가내였다"면서 "결국 보건소에 진료 거부로 민원을 넣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의 M산부인과 원장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실시간 진료예약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개원가에서는 예약제를 위주로 운영하는 곳은 드물다"면서 "환자들의 예약제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