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뜸 핸드폰 얘기를 꺼낸다. 그러더니 고장나서 핸드폰을 바꾸는 경우가 얼마나 될거 같냐고 묻는다. 생각해봤다. 나를 비롯해 많지는 않아 보였다.
답했다. 대부분 더 좋은 기능 등을 경험하고 싶어서 바꾸지 않냐고. 그렇다고 전 모델이 크게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브릴린타(티카그렐러)'와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관계도 이렇게 보면 된다고 했다.
'플라빅스'도 좋은 약이고 지금까지도 큰 문제가 없지만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치료에 있어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한다면 '브릴린타'를 처방하지 않겠냐고 말이다.
이 약을 맡고 있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장성일 PM을 만나봤다.
'브릴린타' 대표 임상연구 '플라토'의 주요 내용을 설명해달라
플라토(PLATO) 임상은 '브릴린타+ 아스피린'과 대조약 '플라빅스+아스피린'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 감소 효과와 안전성 비교를 위해 실행됐다.
굉장히 용기있는 도전이었다. 만약 '플라빅스'와 효능이 비슷하게 나왔다면 출시조차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좋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 결과 '브릴린타' 복용 군에서 심혈관 질환에 의한 1년 사망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음을 입증했다.
등록임상에서 항혈전제 1년 사망률 관련 효과를 보인 연구는 플라토가 최초다.
여기서 지난 3월 급여 출시된 '브릴린타'는 '플라빅스' 대비 1년 사망률 개선 효과를 주요 출혈 위험 증가 없이 최초 입증했다.
또 '플라빅스'와 견줘 심혈관 사망률 위험도를 21%, 복용 1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도를 16% 감소시켰다.
효과는 복용 후 30일 이내인 초반부터 나타나 12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사망률 개선 외에도 빠른 혈소판 응집 억제반응과 유전자형에 구애받지 않는 효과까지 입증했다.
또한 약물 치료만 받는 ACS 환자 사망률도 '플라빅스'보다 낮췄다.
이런 임상 결과는 근거 중심 데이터를 중시 여기는 의료진들에게 큰 어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브릴린타'가 '플라빅스'보다 우월함을 입증했다. 다만 '플라빅스'로도 큰 문제가 없다면 굳이 '브릴린타'로 넘어갈 이유가 있을런지 의문이다
'플라빅스'는 매우 좋은 약이다. 지난 10여 년간 국내에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치료에 가장 많이 쓰였다. 그만큼 뛰어남을 입증한 약이다.
하지만 이렇게 본다. 핸드폰이 고장나서 바꾸는 경우는 많지 않다. 소비자들은 더 좋은 효능 등을 기대하며 핸드폰을 변경한다. 마찬가지다. '플라빅스'보다 더 좋은 무언가를 기대할 때 '브릴린타'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쉽게 말해 '플라빅스'를 썼을 때보다 100명 중 10명의 환자를 더 살릴 수 있다.
적응증과 약가는 어떤가
'브릴린타' 보험 적용은 ACS 성인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혈전성 심혈관 사건 발생 감소를 위해 아스피린과 병용하는 경우다.
또 불안정성 협심증, ST 분절 비상승 심근경색(NSTEMI) 또는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 환자의 약물 치료, 관상중재시술(PCI) 또는 관상동맥회로우회술(CABG)을 받을 환자다.
보험 약가는 정당(90mg) 1200원이다.
브릴린타 PM으로 바람이 있다면
국내 심장내과 교수들은 전세계적으로 탑 클래스가 많다. 연구 니즈도 상당하다. 브릴린타 출시가 국내 의료진에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물론 매출 증대도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