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의 간호 인력난 등을 고려해 예비 간호사 입도선매를 자제하던 암묵적 약속이 깨지는 분위기다.
대형병원들이 일제히 채용공고를 통해 수백명의 졸업예정자 채용에 나선 것. 이로 인해 중소병원들은 또 다시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홈페이지 등을 통해 2014년도 간호대학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신규 간호사 공개 채용에 들어갔다.
이번 채용 인원은 000단위로, 과거 채용 규모에 비춰봤을때 500여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 다른 대형병원들도 일제히 5월 말을 기점으로 신규 간호사 채용에 들어갔다.
세브란스병원은 현재 000명의 간호대 졸업예정자를 선발하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도 오는 7일까지 000명의 간호대 졸업예정자를 뽑는다.
서울성모병원도 최근 채용공고를 내고 10일까지 000명의 간호학과 졸업예정자를 선발할 예정이고 고대안암병원도 마찬가지로 000명을 2014년도 신입 간호사로 선발한다.
이처럼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졸업예정자 채용에 들어가자 중소병원들은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가뜩이나 간호사들이 대형병원으로 빠져나가 중소병원들이 간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입도선매까지 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입도선매 자체가 사실상 공정거래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며 "흔히 시장에서 말하는 대기업의 횡포가 병원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대한병원협회과 간호협회 등은 몇년전부터 졸업예정자 입도선매를 자제할 것을 회원 병원과 간호대학에 요청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점차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그나마 일부 대형병원이 상반기 채용을 자제하는 등의 자정 노력이 있었지만 암묵적 합의가 점점 금이 가면서 또 다시 입도선매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채용 대기자들을 대상으로 인턴 간호사라는 명칭을 붙여 정원외 예비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그러나 대형병원들도 할말은 있다. 안정적인 인력 수급이 되지 않으면 환자 건강과 안전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항변이다.
A대형병원 관계자는 "신규 간호사는 채용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아니다"며 "채용 전에 오리엔테이션과 실습 등의 기간이 필요한 만큼 6개월 이전에는 채용을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입도선매에 대한 지적은 알고 있지만 중증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의 특성상 안정적인 간호사 수급을 위해서는 예비 인력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간호사는 이직과 사직이 높다는 점에서 이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