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4시 열린 오병희 신임 병원장의 취임식에 참석한 교직원들의 눈은 일제히 오 병원장에게 쏠렸다. 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큰 탓이다.
서울대병원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일단 최근 대학병원이 진료중심에서 연구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뀌고 있는 과정에서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연구를 선도해야하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환자 감소에 따른 경영악화에 대한 해결책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한창 진행 중인 암뇌신경병원 공사를 마무리짓고 진료공간확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도 오 병원장에게 남겨진 과제다.
오병희 병원장은 이같은 주변의 시각을 감지한 듯 이날 취임사를 통해 앞서 제시한 과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핵심 키워드로 창조, 공감, 혁신 등을 제시하며 각 키워드별로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미래 창조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정책 통합'과 '기술 융합'이라면서 "의과대학 및 서울대와의 융복합형 교육과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즉, 창조의료 패러다임을 통해 연구선도병원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삼겠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진단과 치료중심의 의료모델을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질병관리 및 예방 프로그램을 융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할 것"이라며 지속발전 가능한 국가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앞장 서겠다며 비전을 제시했다.
오 병원장은 두번째로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재수생 답게 권위적인 관계가 아닌 파트너 관계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지막 혁신 키워드와 관련해 그는 "서울대병원은 최근 경영수지 악화와 주변 환경 변화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 약화로 지속경영을 위협받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빠른 시간안에 공유할 것"이라면서 혁신을 통해 위기감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서울의대 총장직을 병행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오연천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환자진료 수익 증대와 양적인 팽창에 매진해온 서울대병원이 앞으로 공공적 가치를 보여줘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서울대병원이 추구해야할 새로운 본질적 가치로 연구선도병원을 꼽았다.
그는 "서울대병원의 공공적 가치는 환자를 통한 수익증대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의 연구를 증진하고 이를 국내외로 확산시키는 것"이라면서 "오병희 병원장 취임을 계기로 이를 추구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생명연구원 활성화를 통해 기초의학과 임상진료의 연결고리를 찾고, 여기서 서울대병원의 공익적 가치를 찾아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정희원 전 병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서울대병원은 우리의 자랑이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자 희망"이라면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오병희 병원장을 중심으로 비전과 전략을 재정립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지혜를 모아 결정하고, 속도에서 뒤쳐지는 고질적 문제를 반복하지 말고 바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환자중심 및 의료원칙을 지키는 기본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