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계산기보다 창의성과 도전정신이라는 지적이다.
연세대 육종인 교수(사진)는 최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이 발간하는 전문가 특별기고를 통해 항암제 연구, 개발에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육 교수는 미국의 예를 들었다.
그는 "1960~7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항암제 대부분은 국립암연구소(NCI) 주도로 만들어졌다. 항암제 개발은 자본의 논리도 중요하지만 언제든지 정부, 행정 권력 및 윤리성이 개입할 수 있는 분야"라고 밝혔다.
이어 "항암제 신약 개발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과 예산으로 지식 기반만 갖고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유력한 연구 분야"라고 덧붙였다.
그는 항암제 개발에 대한 이점으로 다른 질환보다 임상시험 진입이 쉽고, 약물 비교 우위를 입증할 필요가 적다는 것을 꼽았다.
육 교수는 "표적만 적절하게 선정해 개발한다면 약물 비교 우위를 입증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최근 암 연구는 표적치료제 개발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표적치료제의 역사는 불과 10여년에 불과하지만 이미 전세계 항암제 개발의 주류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표적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암 신호전달에 대한 배경지식과 연구개발 기반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느 나라의 허가 기관도 항암제에 대해 5년간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라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제약회사 및 투자가들은 심혈관계 안전에 대한 과도한 요구로 인한 압력을 받지 않고 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육 교수는 그러면서 항암제에 대한 정부와 제약회사, 연구자의 적극적인 관심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암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제약회사, 정부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연구 개발 주제다. 우리나라는 경쟁국가보다 과학, 의학,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항암제 분야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시장논리에 따른 계산기보다는 창의성과 도전 정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