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노환규 회장이 토요진료 가산 시간대를 확대하기 위해 의사들의 만성질환관리제 참여를 독려하기로 복지부와 '빅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의협 이사'라는 익명의 의사는 전국 시도의사회 회장들에게 이와 관련된 메일을 보내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의협 이사'의 주장은 의협이 토요휴무가산 시간대 확대를 관철시키는 조건으로 복지부에 만성질환관리제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건정심에서 노환규 회장이 유헬스를 도입하자고 했다는 것"이라면서 "노 회장이 어떤 업체를 운영하는지까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유헬스 도입은 결국 대형병원만 살고 개원가는 죽자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고 폭로했다.
노환규 회장은 "물론 이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저는 물론, 제 부모님과 아들의 이름을 걸고도 맹세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노 회장은 이 논란에 대해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지 않는다면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최대 위기 상황으로 내몰렸다.
어쩌면 이같은 논란은 노환규 회장의 독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노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 북에 "정부가 만성질환관리제가 아닌 것에 만성질환관리제 이름을 붙여넣은 덕택에, 진짜 만성질환관리제를 하려고 하니 회원들의 오해로 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적었다.
현재 시행중인 만성질환관리제는 껍데기에 불과하며, 의사와 환자, 건강보험 재정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아 새로운 모형을 복지부에 제안했다는 것이다. 맞는 지적일 수 있다.
그러나 노 회장의 이런 주장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전의총 대표 시절 노 회장은 만성질환관리제 반대에 앞장 섰고, 그 덕분에 의협 회장에 당선됐다.
또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노 회장 자신의 만성질환관리제 모형이 어떤 것인지 공론화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그것도 토요가산 시간대 확대를 심의하는 건정심에서 이 카드를 꺼내보였다. 노 회장은 건정심 직전 전국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도 참석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회장은 자신의 독선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회원들이 무조건 비판만 한다며 지지세력 결집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23일 전국시도의사회장들이 노 회장의 독선적 회무를 비판했겠는가. 노 회장은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짚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