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쏠림현상에 울상을 짓는 건 동네병원 뿐일까.
제약업계 역시 대학병원 쏠림현상에 한숨 쉬고 있다. 특히 개원가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더 그렇다.
환자들이 가벼운 감기 증상에도 툭하면 대학병원을 찾으니 1차 병원 매출이 떨어지고, 자연스레 그 여파가 자신들에게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9일 기자와 만난 S사 영업본부장도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우리 회사 매출의 대부분은 개원가에서 잡힌다. 그런데 갈수록 환자들이 동네병원을 외면하고 대학병원으로 가면서 우리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갈수록 심화되는 대학병원 쏠림현상이라는 의료 왜곡이 오리지널이 없어 고정적 매출 발생이 어려운 국내 제약사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고 토로했다.
개원가 매출이 90% 이상인 K사 영업팀장도 비슷한 고민에 울상을 지었다.
이 영업팀장은 "다국적사는 오리지널이 대학병원에 랜딩되면 이는 자연스럽게 개원가 처방으로 이어진다. 유명 병원이 쓰는 약은 동네병원도 따라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오리지널이 없는 국내사는 이런 반사이익을 기대하지 못한다. 무조건 발로 뛰어야한다. 수많은 복제약 중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다. 하지만 요즘에는 동네병원 환자가 줄어 나눠먹을 수 있는 파이마저 줄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한편 메디칼타임즈 최근 기사를 보면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외래환자 수는 5년새 1.4배 증가했다. 진료비 수입 역시 1.5배 늘었다.
반면 의원을 찾는 환자수는 5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해마다 발간하는 진료비 통계지표를 이용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상급종합병원과 의원 외래환자 수를 비교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