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신약 허가는 받았다. 하지만 시장 성공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다.
그럴 만 했다. ARB 고혈압약 중 세계서 7번째 나온 후발주자였다. 신약 개발만 놓고 보면 토종제약사로서 대단한 일이지만 냉정히 성공 여부만 따지면 한참 늦었다.
식약처 허가 당시만 해도 국내 시장이라도 제대로 공략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것도 애국심에 호소해서.
하지만 이런 의식에 변화가 생겼다.
의료진 입에서 '써 보니 괜찮다'는 반응이 여기 저기서 나왔다. 세계 유수의 제약사가 만든 ARB 고혈압약과 비교해도 임상 데이터 등만 부족할 뿐이라고.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는 격려도 들었다.
이런 와중에 토종신약 최초로 수출 1억불을 달성하게 됐다. 암스토롱이 달에 남긴 첫 발자국처럼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것이다.
보령제약이 만든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정(피마살탄)'이 중남미 신흥제약시장 중 대표격인 멕시코와 브라질에 본격 진출한다.
IMS 데이터 기준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은 63조원 규모로 세계 제약시장의 7%에 불과하지만 연간 성장률이 12%를 넘을 정도로 고도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당연히 제약업체들이 진출하고 싶어 하는 대표적인 신흥 시장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23일 멕시코 스텐달사와 '카나브플러스정(피마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2600만불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는 2011년 1월 스텐달사와 '카나브정' 3000만불, 지난해 9월 브라질 아쉐사와 체결한 4300만불 수출 계약에 이은 성과다.
국내 개발 신약 최초로 1억불 수출 시장을 열게 된 것이다.
멕시코에서 '카나브정'은 올 9월경, 이번에 추가 수출 계약을 맺은 '카나브플러스정'은 내년 9월경 허가를 받아 판매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카나브정' 수출 계약은 국산 신약 글로벌 진출 성공사례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보령제약은 '카나브정' 개발을 위해 12년(1998~2010년)간 250억원의 비용을 투자했다. 복지부는 여기에 30억원을 지원했다.
한마디로 '카나브정'은 정부가 밀어주는 약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