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약 53% 일괄 약가인하 1년.
의사들은 과연 오리지널을 선호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약가인하와 관계없이 기존 패턴대로 소신껏 처방했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약가인하 1년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총 약품비는 12조 7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89억원 감소했다. 전년 대비 약품비가 줄어든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총진료비 중 약품비 비중도 26.45%로 전년 대비 2.08% 감소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약가를 인하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2012년 예상 약품비는 14조1052억원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약가인하로 지난해만 1조 4568억원의 약품비를 절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가인하로 인한 약 사용량 증가는 거의 없었다.
약품비를 약가인하 이전 가격으로 보정할 경우 2012년 약품비 증가율(7.6%)은 진료비 증가율(7.3%)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허만료 오리지널과 복제약 가격 수준이 같은 수준으로 인하되면 오리지널 선호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실제 모니터링 결과 2012년 오지리널 점유율은 전년 대비 오히려 0.6% 소폭 감소했다.
"약가인하 후폭풍…제약업계 살기위한 몸부림"
약가인하 후 나타난 큰 변화는 약 사용량, 복제약-오리지널 점유율 변화보다는 제약산업 체질개선 쪽이었다.
제약업계는 약가인하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판매관리비 축소, 수출 증대, 사업 다각화 등의 구조적 변화를 모색했다.
일례로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34.9%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고, 세부적으로 접대비, 광고선전비 비중은 줄고 기타판매비, 관리비(연구비 등) 비중이 늘었다.
판매관리비 내역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소리다.
또 약가인하 정책은 의약품 리베이트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입법조사처에 최근 제약사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약가인하 정책이 리베이트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다. 이는 쌍벌제와 유사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제약협회는 최근 복지부 보고서와는 상반된 '약가인하 1년 평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협회는 여기서 약품비 청구액 감소폭이 다국적사보다 국내사에서 4배 가량 크게 나타나며 오리지널 선호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약가인하 1년'을 평가하는 보고서는 다양하게 나오고 있지만 주체에 따라 천차만별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