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을 시작으로 개원가가 본격적인 휴가 시즌에 돌입하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휴가를 떠나는 개원의들이 많을 전망이다.
특히 역대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원가의 주머니 사정이 퍽퍽해진 상황이라 직원 보너스를 줄이고 휴가도 이틀 정도로 줄인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26일 개원가에 문의한 결과 휴가 일정은 7월 말과 8월 초에 집중돼 있었다.
동작구의 S내과 원장은 "장마 등으로 감기 환자가 줄어 내과는 비수기를 맞고 있다"면서 "8월 초 휴가를 가지만 결코 마음이 가볍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매년 명절 보너스 외에 직원 휴가비로 10만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5만원으로 줄였다"면서 "휴가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해 4일만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5월까지 하루 평균 80명 이상의 환자를 봤지만 지금은 폭염과 장마로 인해 적을 때는 30명 정도를 볼 때도 있다"면서 "환자가 많이 줄은 상태라 휴가를 더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산부인과 역시 우울한 휴가 준비를 하고 있다.
구로구의 K산부인과 원장은 "2~3년 전만 해도 4일 정도 휴가를 갔지만 올해는 이틀만 가기로 했다"면서 "직원들을 교대로 휴가를 보내고 차라리 의원 문을 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달 말부터 환자가 크게 줄어 두명의 간호조무사 중 한명만 나와도 별 문제가 없을 정도로 한산하다"면서 "개원가에서는 역대 최악의 경영난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