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와 25개구의사회가 합동으로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진료실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터지는 가운데 "폭력이 무서우면 어떻게 의사하나" 등의 망언으로 진료실 내 폭력을 미화하고 환자와 의사간 신뢰 관계를 무너뜨렸다는 게 주요 이유다.
31일 서울시의사회와 25개구의사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맞는게 두려우면 어떻게 의사하느냐는 식의 망발은 환자 의사 관계를 악화시키고 불법을 종용하는 선동에 불과하다"면서 "안기종 대표는 다수의 선량한 의료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사의 따귀를 때리고 싶은 환자가 90%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언행으로 의료계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에 의사회는 "진료실 내 폭행 사고가 점차 그 빈도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면서 "2008년 6월 충남대병원에서 환자가 담당 의사를 칼로 찔러 살해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부산에서 의사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도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올해 2월 대구의 정신과 원장이 환자에게 피습 당해 복부 상해를 입고 7월에는 고양시 성형외과에서 조선족 환자가 흉기를 휘둘러 의사의 팔과 배 등을 6차례 찔렀다"면서 "안 대표의 망발은 진료실 내 폭력을 미화하고 환자 의사간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장의 의료진들이 불특정 환자가 언제 가해자로 돌변할지 전전긍긍하며 방어 진료를 하고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의료인이 겪는 폭행의 고통을 폄하한 점은 미성숙한 발언이라는 것.
의사회는 "의사의 63.1%가 진료실 내에서 환자·보호자로부터 폭행, 기물파괴를 경험한 조사가 있다"면서 "안 대표가 이를 '평생 한번 겪는 일'을 운운한 것은 그저 의료인들이 묵묵히 감수하라는 의미인지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지난 국회에서 전현희 의원과 임두성 의원이 '의료인 폭행·협박 가중처벌법'을 발의했고 지난해 민주당 이학영 의원도 진료방해방지법안을 발의했다"면서 "이는 의료기관 내 폭력이 묵과할 수 없는 정도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이어 "환자단체연합도 국민 건강을 위해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면서 "환자-의사 관계를 악화시키고 불법을 종용하는 선동을 그만두고 대다수 선량한 의료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