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발생한 '디오반(발사르탄)' 임상 조작 사건.
이 사건이 국내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부 환자들이 '디오반'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의사들은 임상 조작은 윤리적 문제로 약 자체는 문제없다는 생각이지만 '디오반' 복용 일부 환자들은 임상 조작된 약이 불쾌하다며 처방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2년 전부터 고혈압약 '디오반'을 복용하고 있는 주부 A씨(57).
A씨는 "어느날 아침 무심코 티비를 틀어놨는데 TV에서 '디오반' 임상 조작 사건이 나오더라. 내가 먹는 약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니 다소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얼마 전 병원을 방문해 약을 바꿔달라고 했다. 의사는 약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니 괜찮다고 했지만 임상 조작된 약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불쾌해 바꿔달라고 했다. 이제는 M사 약으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의사들은 A씨 사례가 꽤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S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디오반 임상 조작 사건을) 방송 등에서 워낙 큰 문제처럼 세게 보도하니 환자들이 약제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가 환자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C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역시 "벌써부터 일부 교수들은 환자들에게 디오반 처방 변경 요구를 받는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개원가도 마찬가지다.
오류동 소재 D병원 내과 개원의는 "요즘에는 환자들이 똑똑해져 자기가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디오반 역시 뉴스에서 임상 조작 문제가 거론되니 벌써부터 반응이 온다. 많지는 않지만 일부 환자들이 약 변경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쩔 수 없이 동일 계열 약으로 바꿔줬다. 계속 한 약을 고집하면 해당 제약사와 커넥션이 있는 것으로 의심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냐"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 이르면 9월 '엑스포지(발사르탄+암로디핀)' 제네릭 출시를 준비 중인 국내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엑스포지' 성분에 디오반 성분인 '발사르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칫 마케팅에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