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업체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대구의 한 2차병원 정형외과 의사가 구속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제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정의 칼날이 날카롭지 않았던 의료기기 분야 리베이트 조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최근 대구지방검찰청은 척추수술 의료기기업체로부터 6억원 상당의 리베이트와 약 6000만원 상당의 수입차를 받은 혐의로 대구의 2차병원 정형외과 의사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업체는 지난해 세무조사에서 상당액의 세금을 추징당했고, 그 과정에서 지출 내용이 불투명한 점이 밝혀져 수사가 진행된 가운데 리베이트 장부를 들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베이트를 받아 수사 대상에 오른 의사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그동안 수면 밑에 잠자고 있던 리베이트 관행의 실체가 드러난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기기 리베이트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의료기기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이미 업계에선 무리한 리베이트 영업 관행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며 "하지만 리베이트 규모가 6억원에 달하고 고가의 수입차까지 제공할 정도인지는 미처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의료기기는 제약에 비해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정부의 리베이트 조사로부터 자유로웠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기기 전반에 걸친 리베이트 조사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해당 업체는 국내 수입대행사로부터 제품을 받아 판매와 영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수입대행사까지 조사가 이뤄질지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