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에서 의료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나오고 있지만 국회의 반응은 아직도 미지근하다.
최근 병원협회가 "진료 중 폭행을 당하는 의료인이 많아 의사폭행방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비웃듯 불과 하루만에 의사가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2월에도 대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려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해 의료계를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이쯤되면 매맞는 의사는 해프닝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사 폭행 방지 법제화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구축해 결국 진료를 받는 환자들의 안전을 도모하지만 환자들의 생각은 다른 듯 싶다.
환자단체 모 간부는 라디오방송을 통해 "의료인들이 맞을 행동을 하니까 환자와 보호자가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라는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환자단체연합 대표는 최근 "환자들에게 의사 따귀를 때리고 싶은 경험을 있는지 물어보면 90% 이상이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면서 "폭력이 무서우면 어떻게 의사를 하겠나"는 언급을 해 의료계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의사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폭행방지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환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기묘한 상황.
의료인에게 가해지는 폭행을 의료인 탓으로 돌리고 피해자를 두둔하는 것 같은 이런 주장을 듣고 있노라면 아직도 환자와 의사간 신뢰관계 구축이 멀었다고 느껴진다.
환자와 의사 서로가 모두 치료를 위해 만난 동반자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의료인을 보호하는 것이 곧 환자 자신을 보호하는 길이다. 환자와 의사의 차이를 떠나 이제 국민 건강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