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검사를 받던 환자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면서 의료분쟁으로 비화됐다. 이에 대해 법원은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 내렸다.
A씨는 평소 가끔 복통이 발생하자 2011년 8월 복부 CT를 촬영했고, 양측 난소에서 종양이 발견됐다.
그러자 D병원에서 복부 초음파 검사와 질 초음파 검사를 했고, 그 결과 종양과 혈종을 확인했다.
D병원은 더 자세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A씨를 입원하도록 한 후 검사 전 금식을 지시하는 한편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시간당 80cc의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다.
이후 D병원은 골반 MRI 촬영을 한 후 다음 날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장을 비우게 하는 콜라이트를 복용하도록 했다.
D병원은 입원 둘째날 유방 촬영술, 흉부 X-ray, 상부내시경, 대장내시경, 유방 초음파검사, 초음파 유도 복수천자 등을 해 나갔다.
또 D병원은 난소암이 폐와 흉막 부위로 전이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흉부 CT 검사를 하기로 하고 환자에게 조영제를 투여했다.
A씨는 과거에도 조영제를 이용한 검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별다른 부작용이나 알레르기도 없었다.
그러나 A씨는 흉부 CT 검사를 마친 직후 갑자기 현기증을 호소하며 CT실 출구 의자에 누웠고, 활력 징후를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척임이 심했으며, 발작적으로 오심 증상을 호소했다.
D병원은 심장마사지를 하고, 기관내관을 삽입한 후 네차례 제세동을 시행한 끝에 맥박을 회복시켰다.
하지만 다시 심정지가 발생했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사망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D병원이 각종 검사 과정에서 수분과 영양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조영제를 투여하기 전 사전테스트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병원의 과실이 없으며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 내렸다.
아나필락시스는 전신적인 알레르기 반응에 의해 두드러기, 호흡 곤란, 혈압 강하, 의식 소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치명적인 장애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지만 예측이 불가능해 갑자기 나타나는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치료를 하기도 전에 사망하기도 한다.
재판부는 "환자의 저혈당, 고나트륨혈증, 혈색소 및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 증가 등은 아나필락시스 반응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발생을 예견하거나 방지할 수 없고, 의료진이 흉부 CT를 촬영하기 전 조영제 과민반응을 사전테스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쇼크를 예견해 미리 방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