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유명 대학병원 제네릭 넣기'에 애를 먹고 있다.
복제약이라는 한계도 있지만 이미 체결된 다국적사와의 수 건의 임상 계약이 신규 코드 입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실제 12일 기자와 만난 국내 A사 PM은 최근 대학병원 제네릭 랜딩 실패담을 소개했다.
그는 "이르면 9월 경 나올 B사 대형 고혈압약 복제약을 C병원에 넣기 위해 수 개월간 주요 키닥터들에게 정성을 다했다. 줄곧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결국은 없던 일이 됐다"고 속상해했다.
이어 "이유는 DC 위원회에 들어오는 교수 중 일부가 B사 고혈약 임상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종병 코드에 신규 약이 들어가려면 전에 있던 약 일부는 빠져야하는데 전에 맺은 임상 계약이 끝나지 않아 뚫을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런 국내 제약업계의 하소연은 대학병원 교수들도 어느정도 인정했다.
D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 과는 제약사와 임상이 많지 않지만 오리지널이 있는 다국적사와 임상 계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약이 랜딩될 때 이런 부분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D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다국적사와의 임상 계약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리고 당연히 제네릭 신규 입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바라봤다.
그는 "교수라면 누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리지널을 갖고 연구자 주도 임상 등을 진행하길 바란다. 특히 아시아인에게 잘 발생하는 질환은 더 욕심이 난다. 이런 의미에서 약 랜딩 시기에 되도록이면 오리지널을 추천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여기에 병원 역시 다국적사와의 임상 연구비가 주요 사업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또 최근에는 오리지널과 복제약 약값이 비슷해서 제네릭을 선호할 이유도 크게 사라졌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