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당한 의료진에게 병원 측이 100만원을 받고 가해자와 합의하도록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와 유사한 사례가 모 지방에서도 일어난 것으로 나타나 의료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14일 노환규 의사협회 회장은 SNS를 통해 최근 모 지방병원 인턴이 겪은 일화를 공개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달 여 전 새벽 5시 경 40~50대 남녀가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여성이 복통을 호소하자 인턴은 검사를 실시하려고 했지만 동행한 남성은 "이건 내가 겪어봐서 알지만 위경련일 뿐"이라며 검사 중단을 강요한 것.
해당 인턴은 "남성이 문신이 새겨진 팔을 들고 위협하며 검사는 다 필요 없고 주사나 놔주라며 소리를 질렀다"면서 "검사를 안하겠다는 서명을 하면 원하는대로 주사를 놓아드리겠다는 말을 했지만 5회 이상 거절하며 욕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남성은 '어이 와서 환자나 보지'라며 욕설을 시작했고, 이에 인턴은 '이리 오셔서 사인을 하세요'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남성은 '어디 환자한테 오라 가라하냐'며 욕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결국 감정이 폭발한 인턴과 환자간 싸움이 벌어졌고,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기이한 일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된다.
출동한 경찰이 진료를 방해한 환자를 두둔하는 형태를 보이면서 인턴에게 오히려 사과하라고 종용하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
모 인턴은 "경찰이 촐동했지만 오히려 제게 사과를 하라는 분위기였다"면서 "전혀 의료진에 대한 진료 방해는 문제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욕을 한 남성이 '언젠간 널 죽이러 오겠다'는 말을 하고 싸움을 끝냈다"면서 "계속 소리지른 사람은 놔두고 나한테 사과를 바라는 것은 제가 인턴이기 때문에 이런 것이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약 한달 전에 있었던 이번 사건은 다행히 지역의사회의 적극적인 대처로 원만하게 처리될 전망이다.
지역의사회가 해당 경찰의 대처 방식을 문제 삼자 지역 경찰청장이 사건을 재조사한 뒤 지역의사회에 사과의 메세지를 전한 것.
지역 경찰청장은 담당 경찰관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는 물론 담당 경찰관에 대한 징계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욕설과 협박을 가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역시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