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개선 공사에 100억원을 투자한 삼성서울병원의 도전이 응급실 문화를 바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월부터 약 4개월간 응급실 개선공사를 실시했으며 최근 시범운영을 마치고 본격적인 '스마트 응급실(ER)'체제를 가동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상당수 대학병원이 수익성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행보여서 타 대학병원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은 '개인 맞춤형 응급의료시스템' 도입을 '스마트 응급실' 모토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일단 응급진료시스템을 크게 손봤다.
지금까지 응급실은 하루 평균 200~300여명의 환자가 몰려드는 상황에서 무작정 대기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각 진료과 전문의 진료를 기반으로 환자 개개인에 맞춘 진료를 제공하겠다는 게 삼성서울병원의 전략이다.
이른바 '1+1+1' 전략.
다시 말해 응급실에 온 환자 개인별로(1)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포함, 각 진료 분야 전문의들이 원스톱(1) 진료서비스를 제공해 초기 진단 및 치료계획을 정하기까지의 모든 결정을 1시간(1) 이내에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전공의 위주로 돌아가던 응급실 운영을 전문의 진료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감수하기로 했다.
또 과거 응급실은 소아 혹은 성인으로 구분했지만, 이를 환자상태에 따라 내과구역, 외상구역, 소아환자구역, 중환자구역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독립적인 진료공간으로 바꿨다.
특히 외상환자와 중증환자에 대한 진료를 강화했다. 중증외상팀을 새로 구성하고 외상환자 출입 통로를 별도로 만들었다. 또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심폐소생술과 외상치료가 가능한 공간을 마련해 응급실 도착 즉시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중증환자 또한 예진과 동시에 진료와 접수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원스톱 프로세스를 도입함으로써 초기 대응시간을 최소화했다.
이 모든 것은 진료공간 확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존 1275㎡(385평) 규모의 응급실을 두 배 가까이 늘려 총 1970㎡(600평)로 넓히고 공간효율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58개에 불과하던 응급실 병상 수를 69개로 늘렸고, 신관 2층에는 응급환자를 위한 단기입원병동(입원병상 13개, 응급중환자실 4개)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환자들의 응급검사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실 중앙에는 별도의 채혈실과 엑스레이, CT검사 공간을 배치했다.
삼성서울병원 조익준 응급의학과 과장은 "지금까지 환자들이 무작정 기다려야했던 응급실 문화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근정 응급실장은 "응급실 공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에게 쾌적한 진료공간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앞으로 환자 개개인에 맞춘 응급실 문화를 만들겠다"고 전했다.